한 해가 가기 전에 쓰려고 했던 21년 회고록이었건만 어느새 정신 없이 달려 22년이 되었다.
20년은 싸피와 취준으로 바쁜 나날들이었다면, 21년은 이직과 적응으로 뛰었던 한 해다.
첫번째 회사, 그리고 이직
20년 1월부터 9월까지 싸피를 하다가 2학기 첫번째 플젝을마치고 바로 클라우드 회사로 취업을 했다. 그러나 처음 지원했던 개발 직무가 아니었고, 연봉 문제, 회사의 미래 등으로 인해 바로 이직 준비를 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아서, 조금씩 길어지다가 거의 1년을 채울 때 쯤, 처음 목표는 아니었지만 대기업으로 이직을 할 수 있었다.
이직 준비를 위해서 주 4일 스터디를 했다. 자소서는 쌓아온게 많아서 괜찮았지만 알고리즘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통과가 목표였으며 실제로 알고리즘은 주기적으로 통과했다. 원하는 회사의 면접까지.
그 과정은 힘들었다.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던 것은 3월, 회사는 워라밸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주 2회 오프라인, 주2회 온라인으로 코테를 준비했다. 오프라인인 날에는 집에 11시에 들어왔고, 온라인인 날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대충 챙겨먹은 후 스터디했다.
그렇게 바쁘게 2달정도를 하니, 대부분의 코테는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짜는 면접이었다.
면접은 어렵다.
한 달 반 동안 5번의 면접을 봤다.
첫번째는 스타트업, 작은 회사였다. 이후에 가고 싶었던 회사에 면접이 잡혀서 연습 겸용으로 면접을 봤다. 그러나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있어서, 당연스럽게도 떨어졌다. 이 경험을 발판삼아서 다음 면접을 잘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두 번 연속, 가고싶었던 회사에 떨어지면서 멘탈은 와장창...다음을 노리기로 생각했었다. 1년 채우고, 그리고 경력직으로 이직하는 것으로
근데 때마침 뜬 현재 회사의 공고, 목표로 하던 곳은 아니었지만 마침 직무가 맞았기에 넣었다. 그리고 무난하게 자소서와 코테를 통과하고 2번의 면접을 큰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많이 준비가 되어있어서, 계속 공부를 해서, 들어올 수 있었다.
아, 그때 당시 같이 공부를 했던 스터디원들과 모두 회사에 붙어서 동기가 되었다. 너무 반갑고 신기했다. 내가 이끈 스터디에서 모두 합격이 나온것도 놀랍기도 하고.
취업한 후, 동기가 되어 술을 먹었을 때는 너무 재밌었다. 동기들과의 만남은 늘 즐겁다. 회사 얘기만 해도 5시간, 6시간 말할 수 있는걸
좋았던, 그러나 좋지 않았던 첫회사
지원했던 직무는 아니었지만 네트워크를 배울 수 있었고, 좋은 사수를 만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하나의 프로젝트까지 끝까지 마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경력은 앞으로도 많이 도움이 되는 큰 나의 자산이 되었다.
그러나 회사의 미래, 내 방향성, 연봉 등 걱정이 앞섰다. 그에 더해 좋은 곳에 취업해서 잘나가는 친구들의 보면서 드는 자격지심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뭉쳐서 계속 공부를하여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
퇴사를 하면서 다들 축하를 해주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환경에서 첫 회사를 지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퇴사와 입사가 반복되는 본사의 상황에서 동떨어져 있어서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당시, 동기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저 중소기업의 모습에 지나치지 않았으니...
두번째 회사, 개발자로서의 미래
목표로 했던 곳은 아니라도 충분히 좋은 회사임은 분명했다. 누구나 들어본 이름이었으니,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회사의 가치는 충분했다. 우리 딸 ㅇㅇ다녀~ 할 수 있는 이름
그러나 개발자로서의 미래는 늘 고민이 된다.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SI는 늘 그렇다. 항상 을의 위치에서 새로운 것과는 동떨어진, 오로지 고객사만을 위한 곳
처음 입사를 하고 개발을 배우고(싸피에서 배운것과 비슷했다.) 업무에 배정되고, 그 과정은 순식간이었다. 그 사이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느라 동기들과 친해지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바로 파견을 나가면서 많은 동기들과 같이 나가서 밥은 같이 먹을 사람이 있었다.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은 처음부터 크게 들지 않았다. SI라는 악명이 있었으니까. 그래도 개발을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같이 코드 리뷰도 하고 서로 공부도 같이 하는 그런 것을 꿈꿨다.
하지만 생각보다 적응하지 못했고,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다들 너무 바빴다. 야근에 지친 모습들과 조금은 맞지 않은 모습들, 혼자 동떨어진 모습. 그런 것들 사이에서 중간에 힘들어서 울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는게 가장 힘들지 않을까
잡혀져 있지 않은 체계, 짧은 시간만에 아무도 봐주는 사람 없이 길을 나아가기에는 어려웠다.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퇴사하면서 아, 여기는 오래 있을 곳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어느정도의 불만족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점점 더 커지는 불만들은 어쩔 수 없다. 신기술을 쓴다고 하지만 정작 내가 사용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않은, 이상한 툴, 자신있는 자바 언어와는 점점 멀어지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 시간이 반복된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내 옆에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순간, 너무나도 큰 의지가 되었고 아직은 회사를 다닐만 하겠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의지했던 분이 나가서 착잡했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렇게 2022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렇게 불만족이 많아도 개발은 재밌다.
개발은 재밌다. 계속 배우고 나아가는 것은 늘 흥미를 이끈다.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책 스터디를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들고 싶은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나의 발전 속에서 그 보상을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를 배우면서 너무나도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개발 지식에 더해 남들은 알기 어려운 분야를 현업에서 직접 느끼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직 준비를 하면서 에너지를 쏟고 노력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노력할수록 꿈은 커져만 갔고, 아직도 더 꿈을 꿀 수 있다는 것도 그 때의 에너지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하고 개발자로서 기술적인 성장을 더욱 올릴 시기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개발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다음 더 좋은 곳으로의 이동이 목표이지만 일단은 재미있게 그리고 놀랍게 시작하고 싶다.
또한, 이제는 회사에 적응하고 일을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 옆에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 참 든든하다. 회사를 좀 더 즐겁게 다닐 수 있어서 다행이다.
2022년의 시작이 좋다.
처음 시작만큼 행복한 2022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화이팅.
+) 개발자 회고록을 쓰고 싶었는데,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냥 2021년의 회고록이 되었다. 개발자로서의 기술적인 성장을 담은 회고록도 꼭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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