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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에 온 이유
사실 인터라켄을 들리는 이유는 하나이다.
융프라우
티켓값이 드럽게 비쌌지만, 지금까지 돈을 아껴온 이유가 무엇인가
융프라우에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망설임없이 약 15만 5천원을 지불했다.
스위스의 물가로 인해 우리는 밥을 주로 아꼈었다.
대부분 가져온 한식으로 해결했고, 부족한 것은 근처 마트에 가서 5유로짜리 빵을 반으로 쪼개 먹으며 버텼다.
이렇게 보니 뭔가 되게 불쌍하게 다닌 것 같은데, 실제로 불쌍하게 다녔다.
맥도날드가 세트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한국 돈으로 3만원 정도 하는 걸 보고 맥날조차 먹지를 못했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가난하게 아끼고 아껴서 갔던 융프라우는 먹는 것을 포기하고 갔던 만큼의 가치가 충분했다.
늦잠...
그러나 그렇게 아끼고 아껴서 가기로 했던 융프라우였지만,
8시 05분 차를 타기로 해놓고서는 8시에 일어나는 대참사를 겪고 말았다.
하지만 2시간 뒤인 10시 5분차가 있어서, 그 기차를 타고 갔다.
그만큼 볼 시간이 짧아졌지만 어쩌겠는가, 늦잠자버린 것을..
환승을 2번이나 해야 해서 중간에 내려서 사진도 찍고 구경했다.
원래 일찍 가려던 이유도, 중간 마을을 들려서 마을도 보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늦잠으로 인해 제대로 못 본 것은 매우 아쉽다.
융프라우
그렇게 약 2시간 30분정도 기차를 타고, 융프라우에 도착했다.
바로 바깥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면서 조금 더 걸어서 올라간 뒤에 바깥을 볼 수 있었다.
가는 길은 알록달록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중간중간 보이는 밖의 모습이 꽤나 멋있었다. 창 밖으로 보는 모습이 멋있어서 빨리 바깥을 보고 싶었다.
중간에 얼음 조각상을 장식해 놓은 곳도 있었다.
사실 얼음 장식은 그냥 그랬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라 그런가, 큰 감흥은 없었다.
실내가 어두워서 사진이 이쁘게 찍히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밖으로 나가기 전, 우리는 배가 매우 고팠기 때문에 융프라우의 하이라이트인 15만 5천원짜리 라면을 찾으러 갔다.
사실 도착하자마자 라면 먼저 찾았었다.
진짜 그 어떤 라면보다 저 융프라우에서 먹은 라면이 제일 맛있었다.
높은 산을 보면서 먹는 라면은 정말 훌륭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조금 길을 헤매기도 했지만 사람들 많은 곳으로 따라갔다. 꽤나 실내가 넓었었다.
그러자, 정말 멋있는 풍경이 나타났다.
저 깃발은 눈으로 보기만하고 그냥 내려와서, 찍으러 다시 올라갔었다.
너무 추워서 찍는 걸 까먹었었나보다.
다행히 지수랑 나 둘 다 고산병은 없었다. 다만 너무 추웠을 뿐이었다.
눈도 미친듯이 휘날렸다.
까마귀들도 정말 많았다. 그런데 까마귀들이 좀 귀여웠다.
부리는 샛노래가지고 그렇게 사람들을 가리지도 않았었다.
그렇게 까마귀들은 훌륭한 피사체가 되어주었다.
까마귀들도 열심히 찍고 산도 열심히 찍었다.
사실 산 사진이라서 그런지 비슷한 구도가 반복되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멋있는걸!
하산
그렇게 열심히 융프라우를 구경하고, 14:33분에 내려왔다.
이전 해리포터 박물관처럼 6시간씩 있지 못한게, 춥기도 너무 추웠고 여행 중반쯤 되니 체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내려가는 길에 라우터브루넨에 들리기로 했다.
라우터브루넨행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정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초콜릿도 받았다.
저 초콜릿이 정말정말 맛있었다.
역시 스위스하면 초콜릿인가보다.
다시 먹고싶은데, 어디껀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간중간 역이 멈출 때, 친구랑 같이 내려서 사진도 찍으며 장난도 쳤다.
라우터브루넨
그러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라우터브루넨
도착한 시간은 16시 21분. 그러나 이미 하늘은 꽤 어두워져 있었다.
유럽의 겨울은 정말 낮이 짧다.
라우터브루넨은 정말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저 산기슭쪽으로 올라가니까 꽤나 멋진 광경도 펼쳐졌다.
마치 영화에서 보는 시골 공포 마을 같은 느낌이긴 했다.
조용한 마을이다보니 눈도 많이 쌓여있었다.
기본적으로 눈이 많긴 했지만ㅋㅋ
어느 집 근처에 눈이 많이 쌓여있길래, 눈사람도 만들었다.
사실 길을 잃었는데(진짜로 어딘지 몰랐다.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었다.), 그냥 즐기자하는 마음에 만들었었다.
만들다보니 재밌어서 이름도 붙여줬다. 이름은 융스다.
융프라우스위스를 줄여서 융스ㅋㅋ
머리위에 있는 것은 새다. 부리도 만들었었다.
라우터브루넨에서 유명한 폭포를 보기 위해 지도를 키고 걸었다.
그사이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었다.
시골 마을이기때문에 빛도 많이 없어서, 오후 5-6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벽 길을 걷는 느낌이었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뒤로하고 열심히 폭포를 향해 걸었다.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폭포를 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폭포를 가까이서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폭포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쯤, 지수가 갑자기 '김챠 돌아가자'라며 불러세웠다.
어?왜? 라고 반문을 하기 위해 옆을 보는 순간, 공동묘지가 나타났다.
폭포 바로 옆에 공동묘지가 있었다.
진짜 무서웠다.
그 뒤로, 사진이고 뭐고 미친듯이 뛰었다.
그래서 폭포와 공동묘지 사진이 많이 없다. 공동묘지는 찍지도 못했다.
그렇게 음산했던 묘지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워, 어두워진 마을을 한 번 더 찍기 위해 아까 그 낮은 언덕으로 올라갔다.
금방 어둑어둑해진 하늘에 사진은 노이즈가 잔뜩 끼고 흔들렸다.
그나마 건진 사진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정말 영화에 나오는 듯한 마을의 모습이었다.
이후 18시 03분, 인터라켄ost로 가는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기존에는 벵겐도 들리려고 했었지만, 너무 어두워진 하늘에 포기했다.
벵겐을 못 간건 두고두고 후회될 것 같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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